



이미지 출처: http://www.arghira.ro 알렉산드루 아기라 홈페이지
1987
작품 <Opening up / 열림> 은 콘크리트와 철근을 제외하면 잔디와 자갈, 물과 같은 자연적 요소들로 이루어진 작업이다. 매끄러운 잔디로 뒤덮인 지면은 중력으로 부터 빠져 나와 정적인 평온한 호수의 수면과 긴장을 이루며 하늘로 승천하는 역동적 힘을 그린다. 조형적으로 단순하지만 조화로운 방식이다. 잠재적인 것으로부터 분리된 정신적 해방을 운동감 있게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나는 작가인 알렉산드루 아기라(Alexandru C. Arghira) 가 1987년 올림픽 공원에서 이 작품을 건설하던 시기 (그의 고국인 루마니아 또한 다른 동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공산주의체제가 해체되며 변화를 겪고 있었지만) 한국사회의 급진적 변화와 경제성장, 올림픽을 앞둔 시민들의 기대를 체감했으리라 짐작하며, 이것은 작품을 통해 ‘정상을 향한 도약’과 ‘밝은 미래의 희망적 메시지’로 반영했다고 생각했다.

_2017
30년 전 희망의 메시지는 과거의 기억이 되었으며 올림픽 공원 내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Opening up/열림> 에는 현재 기념비적 성격이 주로 존재하는 듯하다. 그 시대의 사회적 배경을 알지 못하는 관람객 입장에서는 추상적이며 난해한 작품으로 이해되고 지나칠 수 있다. 1987년에 이해될 수 있었던 희망적 역동성이 <Opening up/열림>을 통해 진지하고 위엄있는 모뉴멘트로 실현 되었다면 <스노우보더 / Snowboader>는 경쾌하고 감각적인 속도감으로 표현 되고자 했다. 기존 작품은 X게임(익스트림 스포츠)인 스케이트 보드나 스노우 보드를 타는 점프대의 구조와 유사하기에 스노우보더 형태의 조형물을 제작하여 관객들이 다소 어려울 수 있는 <Opening up/열림>을 대중적인 겨울 스포츠를 통해 접근하고 ,재조명 할 수 있는 의도로 기획 되었다. 빅에어*에서 스노우 보드 타는 사람을 실제 크기로 제작한 나의 작업은 하늘에 머무르며 플립, 회전등의 기술을 선보이기 전 시작된 도약의 형태를 표현한다. 빠른 속도로 슬로프를 타고 내려와 하늘로 점프한 순간 선보이게 되는 다양하고 화려한 기술들을 상상하는 것은 관객의 몫일 것이다. <스노우보더 / Snowboader> 를 통해 기존 작업의 상승감과 스노우 보드를 타는 사람의 속도감을 연결하여 <Opening up/열림> 을 더 이상 과거에 멈춘 기념비가 아닌 현재의 살아 움직이는 시간으로 끌어 들이고 새로운 의미를 제시하고자 했다.
* 빅에어 (big air)B는 15-20m의 점프대에서 공중제비와 공중회전 등 고난이도의 에어 테크닉을 연기하는 동계 스포츠로 평창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됨 출처_ 네이버 시사상식사전